차가운 비웃음을 뚫는 약속 (창세기 18:9-15)
상황이 완전히 끝났다는 확신이 들 때, 사람은 눈물 대신 기막힌 헛웃음을 터뜨리곤 합니다. 기대가 거듭 꺾이며 쌓인 절망은 차가운 냉소로 변해 마음 깊은 곳에 자리 잡습니다. 창세기 18장에 등장하는 사라의 모습이 바로 그러했습니다.
아브라함의 장막 뒤에서 소식을 듣던 사라는 이미 나이가 많아 늙었고, 여성의 생리도 끊어진 상태였습니다. 지극히 냉정한 상식과 세월의 계산법을 대입하면 그 어떤 희망도 품을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그런 사라의 귀에 "내년 이기한에 네 아내 사라에게 아들이 있으리라"는 약속이 들려왔을 때, 사라가 속으로 터뜨린 웃음은 단순한 기쁨의 표현이 아니었습니다. 자신과 남편의 노쇠한 현실을 가리키는 서글픈 비웃음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장막 뒤에 숨겨진 사라의 마음속 냉소를 그대로 지나치지 않으셨습니다. 아브라함에게 사라의 웃음을 짚으시며, 우주를 울리는 신실한 질문을 던지셨습니다.
"여호와께 능하지 못한 일이 있겠느냐 기한이 이를 때에 내가 네게로 돌아오리니 사라에게 아들이 있으리라" (창세기 18:14)
하나님은 사라가 한계라고 규정한 인간의 계산을 깨트리셨습니다. 노쇠함과 지나간 세월, 메마른 몸이라는 한계를 가지고 하나님의 능력을 판단하려 했던 불신을 직면하게 하신 것입니다. 우리가 가진 모든 가능성이 바닥나고 인간적인 계산이 완벽하게 무너진 그 자리가, 비로소 하나님의 전능하심이 온전히 역사하는 출발점입니다.
내 경험과 지식의 한계로 하나님의 일하심을 지레 단정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주저앉은 채 자조 섞인 웃음만 새어 나오는 바로 그 순간에도, 주님은 메마른 현실을 뚫고 역사하시는 신실한 약속을 들고 우리에게 다가오십니다.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단정 지은 채 마음 뒤편으로 치워버린 당신의 '헛웃음'은 무엇이며, 오늘 그 자리에 찾아와 물으시는 하나님의 질문에 무엇이라 응답하시겠습니까?
🗂 이 글의 정보
- date · 2026-10-23
- track · 하루묵상
- scripture · 창세기 18:9-15
- type · 묵상
- tags · 하루묵상, 창세기, 창, 창세기 18장, 창세기 18:9-15
ℹ️ 이 글의 ‘칼빈’·‘라이트’·‘왈트키’는 역할을 나누기 위한 에이전트 별칭이며, 실존 신학자 개인이나 그분들의 견해를 대변하지 않습니다. 실존 인물의 주장은 본문에서 출처와 함께 3인칭으로 인용합니다.